미스터리
수준 높은 추리소설은 그 자체로서 미스터리적 요소와 아울러 건전한 가치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등장인물, 배경, 상황은 모두 미스터리를 구성하는 좋은 요소들이다. 갈등, 대립, 긴장과 불안, 모든 연령층에 동기를 부여하는 기본적인 욕구들을 충족시키는 장르이다.
추리소설에서 수수께끼 같은 난제는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등장인물의 삶을 복잡하게 하거나 악화시킴으로써 이야기의 초점이 된다. 주인공들과 배경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면 상상력이 저절로 작동한다. 주인공이 허물어질 듯한 고가에 찾아들어가서 이상스럽게 자물쇠로 채워진 방 하나를 발견해낸다. 그것은 터널로 통하게 되어 있는 벽난로 뒤에 숨겨진 작은 방이다. 비밀계단, 정원에는 몇 개의 기묘한 뼈다귀들이 널려 있는 장면을 한번 상상해보라. 또 주인공이 한밤중에 이상한 대화 소리를 엿들었다고 가정해보라. 미스터리, 대립, 그리고 사건의 복잡성의 정도는 대상 독자의 연령에 의해 지배된다.
(역주)
아서 코난도일이 지은 셜록홈즈나 애거서 크러스티가 지은 추리소설, 더 나아가서 모리스 르블랑가 지은 아르센 뤼팡 등등 당시 글을 읽고 쓸 수 있던 사람은 대부분 청년층들이였고, 청년층이였기에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들을 기재할 수 있었으나, 지금의 경우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연령층은 평균적으로 만 6세-7세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글을 읽고 쓸 수 있을만한 수준이 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아이들에게 바로 영상물이 아닌 소설과 글만 기재되어 있는 추리소설을 읽고 이해하기란 굉장히 어렵습니다. 따라서 읽을 수 있는 독자의 연령층에 따라 달라지는 것 입니다.
스릴
탐정소설에는 무엇보다 스릴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탐정소설의 불가결한 요소이며 스릴이 없으면 탐정소설로서의 생명을 잃은 것이다. 그 스릴도 적당히 배치해서 독자의 흥미를 끌어가지고 나가야 한다. 원래 인간은 자극을 좋아한다. 자극 없는 생활은 권태를 느끼고 싫어한다. 그래서 그 자극을 날마다 요구하는 것이다. 그 자극을 주는 것의 하나가 탐정소설이다.
악마성 (Evil heart, 惡魔性)
사람에게는 누구나 악마성(惡魔性)이 있고 잔인성이 있다. 선한 체하고 이런 것을 가리우지만 사람마다 이 마성(魔性)이 잠재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탐정소설은 이런 종류의 악마성을 해부하고 비판해서 어느 정도로 선도하는 것이 탐정소설의 임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악마성이 범죄를 구성하고 부부싸움, 민족싸움, 국제전쟁, 가지가지의 비극을 연출한다. 그러면 탐정작가는 이 악마성을 요리하는 데 가장 적임자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종교니 도덕이니 윤리니 하는 것으로 설교하는 것보다 탐정소설로 하는 것이 가장 첩경이요 가장 효과적이다. 탐정소설이 범죄를 조장시키고 악마성을 선동시킨다는 것은 속단이며 오해다.
긴장과 불안
추리소설의 긴장과 불안은 아주 쉽게 도입될 수 있다. 이쪽에서 어떤 징후가 암시되어도 한동안 정보를 보류한다.
전략적으로 보류된 정보는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적절하지 않은 단서를 사용하거나 결과가 명백해지지 않을 것을 강조하지 않는 것이 좋다. 글쓰는 원칙에 관한 오랜 명언이 하나 있다.
"벽에 걸려 있는 장총을 지적하여 언급한다면, 결국에는 그 총이 발사되어야 한다"는 것과 똑같이 만일 당신이 마루바닥에 묻은 피의 흔적을 지적한다면 그에 대한 해명을 해야 한다. 그리고 만일 걸어다니는 유령이나 귀신이 우글거리는 소굴에 대해 언급한다면, 마지막에 가서 그것들이 이론적으로 설명되어야 한다. 설명되지 않는 초자연적 현상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서스펜스
2차대전 후에는 서스펜스 소설, 심령과학 소설까지 가세하여 하드보일드파 추리소설을 더욱 재미있게 했다.
서스펜스의 대가 알프레드 히치콕은 순수 서스펜스 소설의 서스펜스와 다른 소설에서의 서스펜스의 차이점은 "상상할 수 있는 한도에서 비정과 피할 수 없는 위험의 유무"라 하였는데, 이런 서스펜스라면 첩보소설이나 하드보일드파의 추리소설을 당할 소설이 없을 것이다.
아무리 피할 수 없는 비정한 위험의 연속에서라도 냉철한 두뇌활동과 강인한 의지와 힘으로 이를 극복하고 수수께끼를 풀어 최후의 승리를 장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배경
가공적인 배경과 무대를 만드는 수가 있는데, 이것이 어느 의미로는 커다란 상상을 일으키는 효과는 있으나 역시 자연스럽거나 실감을 주지 못하는 애로가 있다. 스케일이 큰 것이 탐정소설의 특징이다.
콜베트(Scott Corbett)의 『델피의 동굴Cave Above Delphi』은 그리스 여행 결과 탄생했다. 그 나라의 현대적인 배경묘사도 잃어버린 고대의 금반지를 둘러싼 추리소설에 엮어갈 수 있다. 『말하는 토템기둥의 비밀Mystery of the Talking Totem Pole』은 알래스카 방문의 결과 이루어졌으며, 휘트니(phylis Whitney)는 그녀가 이전에 방문한 국내외의 장소를 반복해서 추리소설의 배경으로 사용하였다.
미국 추리소설작가협회에서 그해 베스트 아동문학에 수여하는 '에드가(Edgar)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그녀는 아슬아슬한 서스펜스 이야기의 제 일인자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피터스(Lane Peters)의 『모스크바 박람회의 수수께끼Mystery at the Moscow Fair』가 있다. 빈틈없이 엮어진 플롯이 필수요건이다. 이야기는 필연적이고, 마음 졸이는 흥분과 긴장으로 가득 찬 절정을 이끌어내야 한다.
스토리와 형식
수수께끼 풀이식 미스터리의 기본 형식인 고전적 추리소설에 관한 고찰을 마무리하는 데는 두 가지 원칙에 주의를 기울인 다음이어야 한다. 얼핏 보기에 필요한 요소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스토리와 형식이다.
고전적 추리소설이 바탕으로 삼아야만 하는 것은 스토리가 아니라 확고한 수수께끼이다. 어떤 사람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살해됐다. 범행은 어떻게 저질러진 것일까? 독자가 즐겨 읽어나가도록 하는 데는 이런 기본적인 정황을 거의 정반대 쪽으로 보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천천히 사정을 밝혀나갈 일이다. 따라서 이상적으로 말하면 다음에 무엇이 일어나야만 하는 것인가 하는 것은 탐정이 하나하나씩 조사해나가는 것과 더불어 진행시켜 마지막에 결정적인 퍼즐 해답이 드러나도록 하는 일이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마지막에 나오는 해답이 독자를 놀라게 만드는 것과 동시에 아주 예상 밖의 것이 아니면 안된다.
플롯
플롯은 소설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의 윤곽을 잡는 일이다. 그렇지만 플롯이 곧 소설은 아니다. 해골이 살아있는 동물이 아닌 것과 같은 이치이다. 플롯은 작가를 인도하는 길잡이가 된다. 해골이 고생물학자에게 실마리가 되어 오랜 옛날에 멸종된 동물들의 생김새를 추측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다.
고생물학자는 해골에댜 내장기관이니, 근육이니, 피부같은걸 채워넣고 붙여주어야 한다. 상당히 숙련된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마찬가지로 작가가 아닌 사람에게 햄릿의 플롯을 줘본들, 그 사람이 햄릿은커녕 읽을 만한 작품을 만들어 낼 리 만무하다.
트릭
추리소설을 쓰는 데 있어서 제일 어려운 부분이 새로운 트릭을 고안해내는 일이다.
트릭(trick)이란 책략, 음모, 속임수 등의 뜻을 포함하는 영어 단어인데, 추리작가는 이것을 만들고 해결하고 또 감추어야 하는 2중, 3중의 머리를 써야 할 뿐만 아니라 이미 알려진 트릭이 아닌 새로운 트릭을 창안해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밀실 트릭
고전적 추리소설(blueprint detective story)이 독자에게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아무리 독자가 알아채지 못한다 하더라도 뛰어난 '수수께끼'와 같은 비중을 지니는 뛰어난 '스토리'가 갖추어져 있어야만 한다. 그와 같은 사실은 퍼즐 성향이 짙은 밀실 미스터리에서조차 마찬가지다.
밀실 트릭은 추리소설을 쓰려고 생각했던 일이 있는 작가에게는 어떤 의미에서는 궁극적인 유혹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까닭은 그것이 추리소설의 가장 순수한 형식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심층 심리학적인 소망에 따른 것일지도 모른다. 밀실은 예로부터 있어 온 두 가지 수수께끼를 되새기게 한다. "그 속에서 나오기는 하지만 들어갈 수는 없는 방은 무엇인가? 들어가기는 하지만 나올 수 없는 방은 무엇인가?" 딕슨 카가 '밀폐돼 있는 방'이라고 부른 장소에서 어떻게 살인이 저질러졌느냐고 하는 퍼즐이야말로 아마도 추리소설가들이 비축해 온 트릭 주머니 속에서도 가장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리라.
와트슨역
명탐정의 부속물로서 곧잘 듣게 되는 이름인 와트슨. 일반적으로는 이렇게 불리는 인물의 원형은 코난 도일이 최초의 고안자는 아니다. 맨처음의 와트슨은 셜록 홈즈 뒤에서 언제나 충실하게 따라붙고 있는 존 와트슨 의학박사가 아니었다.
이런 인물을 처음으로 만들어낸 것은 뒤팽이 등장하는 3편의 소설, 곧 「모르그가의 살인사건」「마리 로제의 비밀」「도둑맞은 편지」의 3편에 이 장르에 있는 본질적 요소를 모두 제시했는데, 그것은 거의 15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통용되는 것이다.
주인공의 추리(ratiocination-이 말도 포우가 창안한 말이다)와 활약을 말는 데에 포우는 익명의 인물이면서 쉽사리 사람을 믿는 말벗에게 늘 주인공 뒤를 따르게 해 적당한 대목에서 어느 정도의 지성을 지닌 독자라면 묻고 싶은 질문을 시켰다. 이것이 와트슨의 원형이다.
살인
살인은 되도록 독자의 주의를 강력하게 끌어들이는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독자에게 주의를 쏟을 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느끼게 만들기 위해서도 살인은 필요하다. 따라서 살인은 부자연스럽지 않은 테두리 안에서 놀라운 것이든지 별난 것일수록 바람직한 것이 된다.
독자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살인은 별나고 흥미 있는 것일지라도 웃게 만들만큼 엉뚱한 것이 아닌 것을 골라야 하고, 그런 기묘한 사건이 어떻게 해서 일어났는가를 독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지 않으면 안된다. 매력적인 플롯을 창조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살인사건
살인사건은 가령, 도중의 자질구레한 사건들이 지루한 것일지라도 어쨌든 독자를 마지막 페이지까지 끌고 나가는 강력한 흡인력이 된다. 독자는 단순하기는 하지만 마음이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는 하나의 질문을 잇달아 던지면서 이야기 줄거리를 계속 읽어나갈 것임에 틀림없다. 그 질문은 '범인은 누구인가?'라는 것이다.
동기 없는 살인
가해자·피해자가 발견되지 않거나 혹은 범죄상황이 복잡한 요소들로 둘러싸여서 그 원인을 결정지을 수 없는 완전히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살인이며, 이유 없는 살인이라고도 한다. 살인자들은 여러 가지 사회의 구조적 모순, 비인간화되는 상황을 배경으로 사회불신이나 소외감, 태만감과 결부하여 발생하는 극히 현대적인 양상을 띤 사회병리현상 내지는 정신병리현상의 하나로서 관심을 끌고 있다.
용의자
용의자는 한정된 범위안의 인간일 것. 여기에는 두가지 까닭이 있다. 하나는 페어플레이 정신에 의한 것이고, 또 하나는 기술상의 문제이다. 짧은 페이지 속에서 너무 많은 용의자를 그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용의자는 저마다 독자가 납득할 수 있는 동기를 지니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
에드거 윌리스(Edger Wallace)는 신문기자 시절에 숱한 살인사건을 보도했는데, 대부분의 살인사건의 배경은 자존심이라고 간파했다. 악명 높은 크리펜 박사가 바가지를 심하게 긁는 아내를 독살한 것은 그가 너무도 자존심이 강했기 때문이고 아내가 집을 뛰쳐나감으로써 웃음거리가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윌리스는 지적하고 있다.
경제적 이익, 자기 방어, 지위 방위, 공포,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주의(主義), 복수, 권력에 대한 욕구, 과거의 굴욕에 대한 보상, 성적 쾌락을 위하여 거추장스러운 사람을 없애기 위해서, 질투, 세상을 놀라게 하기 위해서 따위. 이러한 인간의 속성이 비극의 불꽃을 태우는 최대의 불씨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인간적 속성은 단순한 고전적 추리소설에는 없는 수수께끼 풀이를 하는 경우에도 써먹을 수 있다. 용의자로서 등장시키는 데는 판에 박은 인물이 좋다. 그러니까 그들에 대해서는 거의 표면적인 묘사만을 하고 딱 한 가지만 두드러진 특징을 주면 된다.
주인공인 탐정만은 깊이가 있는 인간으로 보이게 하는 쪽이 좋을 것이다. 독자들로 하여금 탐정에게 공감을 품게 하지 않으면 안되며, 독자가 공감하는 데는 연결 고리가 하나뿐만이 아니고 더 많이 있을수록 좋기 때문이다. J.C마스터맨이라는 사람은 작품속에서 탐정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살인을 저지르기 위해서는 네가지 에이스 , 스페이드 (기회), 하트 (동기), 다이어(살인능력), 클로바 (특별한 범죄를 저지르는 능력) 이 필요하다. 이 네가지를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용의자 한사람 한사람에게 끼워 맞추면 된다.
단서
단서는 범죄와 관계되는 유형무형의 흔적을 말한다. 단서는 그것 자체로서 곧 유죄의 증거가 되는 것도 있고 유죄의 증거를 찾는 실마리가 되는 것에 불과한 것도 있다. 단서는 아리아드네의 실이다. 이 실을 붙들고 나가다보면 미궁 밖으로 나가게 되겠지만 실 그것 자체가 출구일 수는 없다. 그러므로 실을 따라 추리를 하면서 잘 걸어나가야 출구에 다다를 수 있다.
실마리
탐정은 독자 앞에 공정하게 제시된 사실을 바탕으로 논리적인 추리에 따라 살인자의 정체를 밝혀내야 한다. 그때까지 전개된 스토리와 관계없이 번뜩이는 추측으로 사건을 해결해서는 안된다. 추리 수단은 독자가 탐정과 더불어 검토할 수 있도록 제시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작품 속에 공정하게 제시되는 사실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것이야말로 작가가 제공하는 실마리임에 틀림없다. 그러한 공정함의 한도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독자를 속이고 눈앞에 실마리가 제시되고 있는데도 알아채지 못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실을 제공하면서 그것이 독자와 수수께끼 풀이를 겨루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딴 속셈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하는 일이다. 실마리를 깔아놓는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를 속이는 일이다. 독자들의 습관적인 반응-무의식적인 반응-을 이용하고, 물질적인 실마리를 동원할 수도 있으며, 대수롭지 않은 것들의 대열속에 얼버무려 놓을수도 있다.
알리바이
엉터리 알리바이를 짜맞추는 것은 아주 어려운 테크닉이다. 초심자는 이야기의 구성 전체를 그와 같은 수단에 기대지 않는 쪽이 낫다. 어느 인간이 어느 시간에 어느 장소에 존재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과 틀림없이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두 가지 사실을 동시에 납득시킬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하는 점이다.
세이어즈는 피해자가 실제로는 죽고 없는데도 멀쩡하게 살아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착각하게 함으로써 그것을 실현했다. 그러한 수평사고(水平思考)를 씀으로써 살인한 순간에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에게 반대 알리바이를 제공하면 트릭은 아마도 거뜬히 성공하게 된다.
출저 : CONAN21
작성자 : CONAN21
역주 : 본인.